코로나19로 한국 경제가 한창 어려운 시기에 대기업 입사 동기 두 명이 안정적인 직장을 나와 인공지능(AI)과 로봇자동화(RPA)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해 화제다. 특히 회사는 창업에 나선 두 사람을 위해 경영 전문가들의 조언과 초기 자금(시드머니)을 제공하고,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사무실까지 마련해줬다.
지난달 28일 9년간 근무한 LG CNS를 떠나 RPA 스타트업인 '햄프킹'을 설립한 김승현 대표와 양자성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LG CNS서 AI 개발자로 일하다가 의기투합, AI와 RPA를 결합한 '통관 RPA'라는 융합사업에 도전하기 위해 사내벤처를 세웠다. 둘은 사내벤처 설립 3개월 만에 통관 RPA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6개월 만에 국내 최대 관세법인 '세인'에 공급하는 등 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두 사람이 처음부터 회사를 떠날 마음을 먹었던 것은 아니다. 먼저 로봇자동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원하는 시장수요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독립을 결정했다.
김승현 대표는 "처음에는 경량 RPA 기술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만 했을 뿐 회사를 떠나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LG CNS 임원들에게 회사 운영 관련 멘토링을 받으면서 점점 사업 계획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제조, 물류, 통관 등 다양한 시장을 분석했고, 특히 LG CNS 직원들의 조언으로 통관이 자동화되지 않고 수작업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통관 RPA라는 특화 사업을 구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원래 목표는 어떤 기업이든 이용할 수 있는 범용 RPA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외국 기업들이 RPA 기술을 개발 난이도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게 판매한다고 여기고 범용 RPA 기술을 개발하려 했다. 그것은 오산이었다.
김 대표는 "범용 RPA 기술이 워낙 비싸서 싸게 공급하면 시장서 통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사업적으로 많이 부족한 생각이었다. RPA는 생각보다 비쌀 이유가 있었다. 일반 이용자에게 판매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특정 기업만 이용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소량 판매밖에 안 되고, 특정 기업 상황에 맞는 개량도 할 필요가 있어 개당 단가가 비쌀 수밖에 없었다"고 술회했다.
그래서 사업전환(피보팅)을 했다. 범용 '기술' 대신 통관에 특화된 '서비스'를 개발했다. 양자성 CTO는 "특정 기업에 맞춰 많은 개량을 해야 하는 기존 RPA 기술과 달리 햄프킹의 RPA 서비스는 약간의 조정만 거치면 모든 관세법인의 업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고,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구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며 "기존 통관 작업은 한 사람이 한개의 컨테이너에 붙어서 평균 5시간에 걸쳐 일일이 서류를 작성해야 했다. 햄프킹이 개발한 통관 RPA는 이러한 통관 서류 작성 시간을 5분으로 줄여준다"고 강조했다. 업무 효율이 60배 상승한 것이다.
두 사람이 만든 통관 RPA는 송장(인보이스)을 읽어 들이는 광학문자판독(OCR) AI와 이를 통관 서류에 기재하는 RPA를 하나로 합친 것이다.
개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가장 큰 어려움은 OCR AI의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일이었다. 양 CTO는 "통관 서류에 기재되는 데이터는 정확해야 한다. 숫자 하나만 틀려도 허위신고 문제가 발생한다. 송장 전체를 한 번에 읽어 들이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현재 햄프킹 통관 RPA의 아라비아 숫자 판독률은 99.9% 수준이고, 영어 판독률도 끌어올리고 있다. 내년에는 통관 서류 입력뿐만 아니라 세율을 매기는 부분까지 자동화해 100% 자동화를 달성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서류작업을 100% 자동화하더라도 통관 업무를 처리하는 인력이 AI에 밀려 직업을 잃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AI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현재 기술 수준으론 불가능하다. 인간과 AI가 협업해서 함께 일을 처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사람은 기술이나 데이터 부족으로 인한 AI의 문제점을 찾고, AI는 장시간 단순 반복업무에 따른 피로로 인한 사람의 '휴먼 에러'를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 CNS는 두 사람이 독립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했다. 2016년부터 총 5번에 걸쳐 사내벤처 공모전을 실시하고, 이를 통해 총 7개의 사내벤처를 출범시켰다. 햄프킹을 포함해 2개의 사내벤처가 분사했다. LG CNS는 햄프킹에 9억원 상당의 사내벤처 인큐베이팅(성장지원)을 제공하고, 초기 사업자금으로 5억원을 투자해 3대 주주에 올라섰다. 마곡 LG사이언스 파크 한켠에 사무실도 마련해줬다. 사업 파트너인 세인도 햄프킹에 투자를 할 계획이다.
두 사람은 회사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했다. 김 대표는 통관 시장이 약 6000억원 규모라고 추산했다. 특정 산업군에 특화된 서비스인 만큼 시장에 경쟁자는 아직 없다. 3년 뒤 매출 목표는 60억원으로 세웠다. 내년 말에는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 인력도 더욱 확충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지금은 햄프킹을 키워 사업을 성공시켜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통관 RPA를 시작으로 물류 시장에도 RPA의 유용성을 알릴 계획이다.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LG CNS와도 계속 협력하고 공동 사업을 발굴할 것이다. 햄프킹의 사업이 성공해 LG CNS가 햄프킹을 인수하겠다고 하면 기꺼이 돌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한국 경제가 한창 어려운 시기에 대기업 입사 동기 두 명이 안정적인 직장을 나와 인공지능(AI)과 로봇자동화(RPA)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해 화제다. 특히 회사는 창업에 나선 두 사람을 위해 경영 전문가들의 조언과 초기 자금(시드머니)을 제공하고,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사무실까지 마련해줬다.
지난달 28일 9년간 근무한 LG CNS를 떠나 RPA 스타트업인 '햄프킹'을 설립한 김승현 대표와 양자성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LG CNS서 AI 개발자로 일하다가 의기투합, AI와 RPA를 결합한 '통관 RPA'라는 융합사업에 도전하기 위해 사내벤처를 세웠다. 둘은 사내벤처 설립 3개월 만에 통관 RPA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6개월 만에 국내 최대 관세법인 '세인'에 공급하는 등 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두 사람이 처음부터 회사를 떠날 마음을 먹었던 것은 아니다. 먼저 로봇자동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원하는 시장수요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독립을 결정했다.
김승현 대표는 "처음에는 경량 RPA 기술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만 했을 뿐 회사를 떠나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LG CNS 임원들에게 회사 운영 관련 멘토링을 받으면서 점점 사업 계획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제조, 물류, 통관 등 다양한 시장을 분석했고, 특히 LG CNS 직원들의 조언으로 통관이 자동화되지 않고 수작업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통관 RPA라는 특화 사업을 구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원래 목표는 어떤 기업이든 이용할 수 있는 범용 RPA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외국 기업들이 RPA 기술을 개발 난이도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게 판매한다고 여기고 범용 RPA 기술을 개발하려 했다. 그것은 오산이었다.
김 대표는 "범용 RPA 기술이 워낙 비싸서 싸게 공급하면 시장서 통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사업적으로 많이 부족한 생각이었다. RPA는 생각보다 비쌀 이유가 있었다. 일반 이용자에게 판매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특정 기업만 이용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소량 판매밖에 안 되고, 특정 기업 상황에 맞는 개량도 할 필요가 있어 개당 단가가 비쌀 수밖에 없었다"고 술회했다.
그래서 사업전환(피보팅)을 했다. 범용 '기술' 대신 통관에 특화된 '서비스'를 개발했다. 양자성 CTO는 "특정 기업에 맞춰 많은 개량을 해야 하는 기존 RPA 기술과 달리 햄프킹의 RPA 서비스는 약간의 조정만 거치면 모든 관세법인의 업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고,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구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며 "기존 통관 작업은 한 사람이 한개의 컨테이너에 붙어서 평균 5시간에 걸쳐 일일이 서류를 작성해야 했다. 햄프킹이 개발한 통관 RPA는 이러한 통관 서류 작성 시간을 5분으로 줄여준다"고 강조했다. 업무 효율이 60배 상승한 것이다.
두 사람이 만든 통관 RPA는 송장(인보이스)을 읽어 들이는 광학문자판독(OCR) AI와 이를 통관 서류에 기재하는 RPA를 하나로 합친 것이다.
개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가장 큰 어려움은 OCR AI의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일이었다. 양 CTO는 "통관 서류에 기재되는 데이터는 정확해야 한다. 숫자 하나만 틀려도 허위신고 문제가 발생한다. 송장 전체를 한 번에 읽어 들이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현재 햄프킹 통관 RPA의 아라비아 숫자 판독률은 99.9% 수준이고, 영어 판독률도 끌어올리고 있다. 내년에는 통관 서류 입력뿐만 아니라 세율을 매기는 부분까지 자동화해 100% 자동화를 달성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서류작업을 100% 자동화하더라도 통관 업무를 처리하는 인력이 AI에 밀려 직업을 잃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AI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현재 기술 수준으론 불가능하다. 인간과 AI가 협업해서 함께 일을 처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사람은 기술이나 데이터 부족으로 인한 AI의 문제점을 찾고, AI는 장시간 단순 반복업무에 따른 피로로 인한 사람의 '휴먼 에러'를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 CNS는 두 사람이 독립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했다. 2016년부터 총 5번에 걸쳐 사내벤처 공모전을 실시하고, 이를 통해 총 7개의 사내벤처를 출범시켰다. 햄프킹을 포함해 2개의 사내벤처가 분사했다. LG CNS는 햄프킹에 9억원 상당의 사내벤처 인큐베이팅(성장지원)을 제공하고, 초기 사업자금으로 5억원을 투자해 3대 주주에 올라섰다. 마곡 LG사이언스 파크 한켠에 사무실도 마련해줬다. 사업 파트너인 세인도 햄프킹에 투자를 할 계획이다.
두 사람은 회사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했다. 김 대표는 통관 시장이 약 6000억원 규모라고 추산했다. 특정 산업군에 특화된 서비스인 만큼 시장에 경쟁자는 아직 없다. 3년 뒤 매출 목표는 60억원으로 세웠다. 내년 말에는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 인력도 더욱 확충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지금은 햄프킹을 키워 사업을 성공시켜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통관 RPA를 시작으로 물류 시장에도 RPA의 유용성을 알릴 계획이다.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LG CNS와도 계속 협력하고 공동 사업을 발굴할 것이다. 햄프킹의 사업이 성공해 LG CNS가 햄프킹을 인수하겠다고 하면 기꺼이 돌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